갤럭시 S26의 엑시노스 2600, 정말 싸게 만들 수 있을까?

갤럭시 S26이 올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늘 그렇듯 관심은 ‘칩’에서 시작된다.
이번에는 엑시노스 2600이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지난해 S25 시리즈에서 전량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며 성능 논란이 잠잠해졌던 걸 떠올리면, 이번 복귀는 삼성에게 꽤 의미 있는 시도다.

 

나도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단순히 “삼성이 다시 자사 칩을 쓰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세부를 뜯어보니 그 뒤에는 꽤 복잡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숫자와 생산 구조로 접근해야 이해가 된다.

 

엑시노스 2600이 전체의 25%라면, 실제로 얼마나 찍어내야 할까

갤럭시 S26의 목표 판매량이 약 3,500만대다.
그중 25%가 엑시노스를 탑재한다고 가정하면, 약 900만~1,000만대 정도가 엑시노스 모델이다.
그 말은 곧 엑시노스 2600 칩이 천만 개 가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칩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웨이퍼(wafer) 수를 계산해 보면 조금 현실이 보인다.
엑시노스 2600의 다이 크기를 약 88㎟ 수준으로 두면, 웨이퍼 한 장에서 나올 수 있는 칩 수는 대략 950개 정도다.
하지만 수율(불량을 제외한 정상 칩 비율)이 100%일 수는 없다.
현재 공정 수준을 감안하면 70% 정도의 수율을 보는 게 현실적이다.
그렇게 계산하면 웨이퍼 한 장당 실제 양품 칩은 약 650개 정도가 된다.

 

그럼 천만 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웨이퍼 수는?
단순 계산으로 3만~3만5,000장 정도다.
이게 바로 삼성 2나노 라인에서 엑시노스용으로 돌아가야 하는 연간 규모다.

 

웨이퍼 가격을 돈으로 환산하면 보이는 현실

삼성의 2나노 웨이퍼 한 장 가격은 약 2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TSMC의 3나노 공정이 2만2,000달러 이상, 2나노는 3만달러까지 언급되는 걸 보면 삼성 쪽이 확실히 저렴하다.

 

이 가격에 앞서 계산한 3만~3만5,000장을 곱하면
매출로는 약 5억~8억달러 정도가 된다.
한화로 치면 6,000억~1조원 사이 정도다.
물론 이건 ‘웨이퍼를 외부에 판다면’의 개념이고,
삼성의 경우는 내부 사업부 간 거래라 실질 이익은 훨씬 적게 잡힌다.

 

결국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나노 공정을 실제 양산 단계까지 끌고 간다는 데 의의가 있다.
생산 볼륨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율 개선도 어렵기 때문이다.

 

퀄컴이 굳이 삼성 2나노를 검토하는 이유

최근 퀄컴 CEO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과 협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부분이 흥미로웠다.
왜냐면 퀄컴 입장에서 이미 TSMC 3나노가 안정적인데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가와 협상력의 문제다.
TSMC 단일 의존 구조가 지속되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진다.
삼성을 병행해 두면, 공정 경쟁을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즉, ‘듀얼 파운드리 전략’은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협상 카드에 가깝다.

 

또 하나는 장기적 포석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이 점차 안정화되면,
퀄컴 입장에서도 특정 칩 일부를 삼성에 맡기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과거에도 스냅드래곤 시리즈 일부를 삼성과 TSMC가 나눠 생산한 적이 있었듯,
이번에도 그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기술 경쟁보다 중요한 건 생산 경험의 ‘양’

반도체는 결국 경험의 싸움이다.
TSMC가 앞서는 이유는 단순히 공정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엄청난 양의 웨이퍼를 실제로 돌려봤기 때문이다.
생산 볼륨이 커야 불량 데이터를 더 많이 축적하고,
문제를 빠르게 수정할 수 있다.

 

삼성도 이번 엑시노스 2600을 통해 비슷한 길을 가려는 듯하다.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공정을 실제로 굴려보며 데이터베이스를 쌓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하다.
그래야 진짜 2나노, 혹은 그 이후 세대에서 경쟁이 가능하다.

 

결국 숫자보다 중요한 건 방향

이번 계산을 따라가 보니, 엑시노스 2600이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큰돈이 되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럼에도 삼성이 이 공정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술과 경험의 축적, 그리고 내부 생태계 복원이다.

 

퀄컴의 듀얼 파운드리 전략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삼성의 수율이 올라오면 퀄컴도 득을 보고,
삼성은 더 많은 실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누가 누구를 도와주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셈이다.

 

결국 이 싸움은 “누가 더 작게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이 만들어봤느냐”로 귀결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엑시노스 2600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내년 초 실제 제품이 나왔을 때 조금 더 분명해질 것이다.

 

이상으로, 실제 수치와 가정을 기준으로 본 갤럭시 S26 엑시노스 2600과 삼성 2나노 공정의 현실적 의미를 정리해봤다.
겉으로는 단순한 칩 교체지만, 그 안에는 삼성 파운드리의 장기 전략이 담겨 있다.
숫자는 작아도 방향은 크다 — 나는 그 부분이 이번 행보의 핵심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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