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게이밍 허브 업데이트 이후 광고 폭탄과 기능 후퇴를 직접 겪어 보니
며칠 전 갤럭시 휴대전화에서 삼성 게이밍 허브가 자동으로 8.0.00.19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평소 게임 앱을 자주 쓰지 않는 나도 이 업데이트를 켜는 순간 머리가 아득해졌다. 화면을 내리자마자 설치한 게임과 섞여서 뜨는 광고성 추천 게임이 먼저 보였다. 그 아래에는 이미지·동영상 광고 배너가 붙어 있다.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새로운 게임을 홍보하는 영역이 계속 나왔다. 2021년에 있었던 기본 앱 광고 논란이 떠올랐다. 그때의 불쾌감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원래 게이밍 허브는 설치한 게임과 나의 플레이 기록, 북마크, 알림 정도만 간단하게 보여줬다. 필요하면 인스턴트 플레이나 랭킹 등으로 넘어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는 홈 화면과 인스턴트 플레이 화면을 구분 없이 합쳤고, 설치되지 않은 게임까지 메인에 섞어놨다. 그 결과 광고판 같은 첫인상을 준다. 유튜브에서 긁어온 동영상 추천까지 계속 보인다. 이건 단순한 추천이 아니라 광고 공간의 과도한 확장에 가깝다.
내가 특히 불편했던 부분은 기능 쪼개기였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홈 화면에서 바로 게임 소리 끄기/켜기 버튼을 누르면 즉시 적용됐다. 하지만 새 버전에서는 내가 게임 항목을 눌러서 세부 페이지로 들어간 후에 설정을 찾아서 눌러야 한다. 그마저도 팝업이 한 번 더 뜨면서 단계가 더 늘었다. 매번 여러 번 클릭해야 하는 이런 불편함은 사용자 경험을 크게 떨어뜨린다.
라이브러리 구성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 화면에 아이콘이 다수 보이면서 빠르게 게임을 찾을 수 있었지만, 새 버전에서는 한 줄에 3개만 보여 큰 아이콘 위주로 바뀌었다. 최근 설치 순 정렬도 빠지고 오직 최근 플레이와 가나다 순만 남았다. 이 정렬 방식 때문에 나처럼 설치 순으로 정리하던 사용자들에게는 불편함이 크다.
또 하나 아쉬웠던 기능은 북마크와 실험실이다
북마크는 자주 쓰는 웹 페이지나 이미지 등을 빠르게 접근하기 좋았는데, 이제 메인에는 보이지 않는다. 메뉴를 몇 단계 더 들어가야 찾을 수 있다. 실험실 기능은 예전에는 숨겨진 재미 요소와 편의 기능(예: 배경화면 커스터마이즈, 흔들어서 게임 실행)이 있었지만 새 버전에서는 아예 사라졌다. 이런 변화가 사용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멀티 윈도우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던 나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변화
분할 화면 지원 중단이었다. 예전에는 게이밍 허브를 분할 화면으로 열어 놓고 게임을 실행하면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전체 화면으로만 실행된다. 쿠키런처럼 멀티 윈도우를 지원하는 게임조차 이 규칙을 따른다. 나는 종종 분할 화면으로 음악 앱, 메신저를 확인하면서 게임을 했는데 이 기능이 없어지니 불편함이 커졌다.
결국 많은 사용자들이 롤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구버전으로 되돌려 보았다. 공식 갤럭시 스토어에서 업데이트 삭제는 현재 불가능하다. 새로운 One UI 환경에서는 업데이트 삭제 버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APK 아카이브 사이트에서 내가 쓰던 6.1.11.2 버전의 게이밍 허브 APK를 다운로드 받아 직접 설치했다. 물론 이 방법은 공식 경로가 아니기 때문에 보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설치할 때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허용하고, 자동 업데이트를 꺼서 다시 최신 버전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설정해야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적어도 광고 천지로 변한 새 버전 대신 내가 익숙한 UI로 되돌릴 수 있다.
물론 변화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능을 통해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고 광고와 기능 삭제만 앞세운 업데이트는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준다. 나도 이번 업데이트를 쓰면서 여러 번 화면을 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정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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