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파이널컷이 구독형으로 바뀐다는 소식, 직접 정리해봤다

새해 벽두부터 애플이 일을 냈다. 2026년 1월,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가 공개됐다. 처음 발표를 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다. 파이널컷을 1회성으로 구매해 사용 중인 입장에서, ‘이제 매달 돈을 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내가 처음 파이널컷을 산 건 2019년이었다. 맥북을 새로 들이면서 영상 편집 공부를 시작할 때였다. 한 번 결제하고 끝이라는 게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이유가 컸다. 그런데 이제 그 ‘한 번’이 ‘매달’로 바뀌는 건가 싶으니 마음이 썩 편치 않았다.

 

처음 공개된 설명을 보면,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단순히 파이널컷 하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로직 프로, 픽셀메이터 프로, 모션, 컴프레서 같은 툴이 모두 하나의 패키지로 묶였다. 영상, 디자인, 음악 작업을 통합해 지원하는 구조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처럼 말이다. 그리고 가격은 월 1만9,000원, 연 19만 원. 학생이나 교직원은 월 4,400원으로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무료 체험도 제공된다고 한다. 맥이나 아이패드를 새로 구입한 사람은 3개월 무료. 얼핏 들으면 합리적인 가격 같지만, 문제는 이미 정가를 주고 각각의 앱을 산 사용자들이다. 나처럼 파이널컷, 모션, 로직 등을 다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혜택을 다시 돈 내고 이용하라는 얘기다. 처음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하지만 애플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존 1회성 구매 버전은 계속 유지되고 업데이트도 계속된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완전한 구독 전환은 아닌 셈이다.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본 건 ‘AI 기능’이었다

이번 구독형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영상 속 장면을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는 ‘시각 검색’, 그리고 음악의 박자를 자동으로 분석해 편집 타이밍을 잡아주는 ‘비트 감지’ 기능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게 처음엔 별거 아닌 것처럼 들렸는데, 실제 작업할 때는 체감이 클 수도 있다. 몇 시간 분량의 촬영본에서 특정 장면을 찾는 건 늘 골칫거리였으니까. 하지만 그게 매달 1만9,000원을 낼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어도비 프리미어나 다빈치 리졸브도 이미 AI 기반 편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이 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에는 결국 이 경쟁 구도가 있다고 본다.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한 번 팔고 끝나는 구조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구독형 모델’이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게 내 개인적인 해석이다.

 

사실 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프리미어도 몇 번 써봤지만, 매달 결제되는 금액이 쌓이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빌려 쓰는 기분’이 든다. 소유감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파이널컷을 택했고, 그게 나에게는 큰 만족이었다. 그런데 이제 애플까지 이 시장 구조로 들어왔다. ‘구독형은 결국 대세’라는 걸 인정해야 하나 싶다.

 

다만 애플이 선택권을 남겨둔 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사용자에게 강제로 구독을 요구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만 선택하도록 한 것. 그리고 AI 기능을 구독 전용으로 둔 건 기술 발전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당장 구독으로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 지금 쓰는 파이널컷 버전으로도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 AI 기반의 기능이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번 발표를 보면서 새삼 느낀 건

애플이 이제 하드웨어 중심의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기를 팔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서비스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맥, 아이패드, 아이폰을 잇는 ‘생산성 구독’의 출발점이 바로 이번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일지도 모른다. 어도비가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장악한 것처럼, 애플은 자신들의 하드웨어 안에서 그걸 완성하려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내가 산 건 내 것”이라는 감각을 버리기 어렵다. 특히 창작 툴은 더 그렇다. 매달 돈을 내며 쓰는 도구보다, 한 번 구입해서 익숙하게 다듬은 도구가 훨씬 애착이 간다. 애플의 새 구독 모델이 성공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발표로 하나는 분명해졌다. 앞으로 영상 편집의 세계에서도 ‘AI가 들어가느냐, 아니냐’가 새로운 기준이 될 거라는 사실이다.

 

지금의 내 파이널컷은 여전히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 다만, 언젠가 업데이트 버튼을 누를 때 마음 한구석에서 ‘이게 마지막 1회성 버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조금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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