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를 넘보는 반도체, 딥엑스가 삼성의 손을 잡은 이유

AI 반도체 시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하지만 CES2026 현장에서 내 눈을 가장 오래 붙잡은 이름은 의외로 ‘딥엑스(DeepX)’였다.
삼성과 협업하며 엔비디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이 회사는,
“AI를 데이터센터 밖으로 꺼내겠다”는 단 한 문장으로 시선을 끌었다.

 

딥엑스의 부스를 처음 봤을 때, 작은 회사가 글로벌 기술을 논한다는 점이 다소 의외였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 나니 얘기가 달라졌다.
이들이 만든 칩은 단순히 싸고 작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전력 소모는 4W에 불과하면서도, 기존 40W짜리 솔루션보다 세 배 빠르게 연산한다는 것이다.
성능 대비 전력 효율, 이른바 ‘전성비’가 20배 이상 높다는 말에 주변 관람객들까지 고개를 들었다.

 

삼성과 손잡은 이유를 직접 들어보니

대표는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는 엔비디아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일합니다.”
그가 말한 ‘다른 세상’이란 바로 온디바이스(On-Device) 영역이다.
즉,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스마트폰, 로봇, 자동차 같은 기기 안에서 AI가 직접 연산하는 구조다.

 

딥엑스는 이 영역에서 삼성전자와 협업 중이다.
삼성의 2나노 공정(SF2P)을 사용하는 첫 고객사로, 발열을 줄이기 위해 칩 전력 목표를 5W 이하로 제한했다고 한다.
그 덕에 냉각 장치가 필요 없는 초저전력 AI칩이 가능해졌다.
삼성의 미세 공정 기술과 딥엑스의 AI 반도체 설계 역량이 서로 맞물린 셈이다.

 

데이터센터를 줄이는 반도체, 환경을 바꾸는 계산

딥엑스의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성능’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계산한 수치에 따르면, AI 모델 중 100억 파라미터 정도까지는 디바이스 안에서 직접 돌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전체 AI 데이터 트래픽의 80% 이상이 데이터센터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건 단순한 기술 효율을 넘어 ‘전력 절약’과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
대표가 “AI는 사람에게 유용해야 하고, 지구도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삼성 5나노 수율을 넘어선 효율

CES 부스에서 들은 또 다른 인상적인 대목은 ‘수율’이었다.
삼성의 5나노 공정은 아직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딥엑스는 자체 아키텍처 최적화를 통해 93% 이상 수율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건 작은 스타트업으로선 믿기 어려운 수치다.
게다가 이미 현대자동차, 포스코, 중국 바이두 등과 협업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AI칩을 로봇, 산업 자동화, 그리고 글로벌 온디바이스 시장에 공급할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작은 전력으로 거대한 세상을 돌리겠다는 도전

나는 CES 현장에서 ‘딥엑스’라는 이름이 단순한 기술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아직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들이 말한 “데이터센터를 벗어난 AI”라는 철학에는 반도체 산업의 다음 페이지가 담겨 있었다.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의 실패를 너무 두려워한다는 대표의 말이 오래 남았다.
그는 “실패는 영광이다”라고 했다.
그 말이 이 작은 반도체 회사의 가장 큰 에너지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어디로 향하든, ‘딥엑스’라는 이름은 분명 다시 들리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오늘 이 인터뷰를 떠올릴 것 같다.
작은 전력으로 거대한 세상을 돌리겠다는 그들의 도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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