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음악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수노의 새로운 정책 해석

며칠 전, 오랜만에 수노(Suno) 페이지를 들어갔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눈에 익은 문장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여러분이 노래의 주인입니다.”
그 문구가 깔끔하게 지워져 있었다.

 

처음엔 단순한 문구 수정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약관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난 11월 26일자로 수노의 이용약관이 조용히 바뀌었고, 그 안에는 음악의 소유권에 대한 결정적인 문장이 빠져 있었다. 이전에는 “유료 사용자는 자신이 생성한 곡의 소유자다”라고 명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문장이 완전히 삭제되었다. 대신 이런 문구가 남아 있다.
“이 곡들은 수노가 생성했으므로,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소유자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이 말이 가진 의미는 꽤 크다.
쉽게 말해, 내가 유료 요금제를 써서 만든 곡이라도 법적으로는 ‘내 음악’이라고 주장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수노가 AI를 통해 만들어준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저작권의 주체가 ‘나’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AI 음악의 주인, 결국 누구인가

이 부분은 정말 미묘하다. 겉으로 보면 사용자는 여전히 그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 배경음악으로 쓰거나, 개인 프로젝트에 넣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유권”과 “이용권”은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수노에서 만든 곡이 유명해져서 수익을 얻게 되면, 법적으로는 그 음악이 완전히 내 것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약해진다. 수노 입장에서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이라는 이유로, 일정한 권리를 보유할 수 있다.
결국 사용자는 ‘사용권’을 가진 셈이고, ‘소유권’은 애매한 중간 지대에 남게 된 것이다.

 

이 변화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돈을 내고 만든 음악인데, 정작 법적으로는 내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약관은 바뀌었지만, 기능은 놀라울 만큼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노의 기술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보이스 페르소나 v5’다.
나는 예전부터 수노를 자주 사용해 왔는데, 이 기능이 생기기 전에는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AI 보컬을 발견하면, 그 목소리로 다른 장르의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전 버전에서는 보이스 페르소나를 사용하면 목소리뿐만 아니라 원곡의 음악 스타일까지 같이 딸려왔다. 예를 들어 발라드 가수의 목소리를 가져와 K-POP 곡을 만들면, 곡의 감정선까지 발라드로 흘러가 버렸다.

 

그런데 이번 v5 버전에서는 그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목소리와 스타일을 따로 분리할 수 있다.
즉,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다른 장르 위에 입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접 써 본 v5 보이스 페르소나,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업데이트 후 라이브러리 탭을 열면 ‘v5 업데이트’ 버튼이 생겨 있다. 그 버튼을 누르면 수노가 기존 곡에서 보컬과 반주를 자동으로 분리한다.
잠시 기다리면 보컬 파형이 화면에 나타나고, 여기서 사용자가 할 일은 단 하나다.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구간, 보컬이 돋보이는 15~35초 정도를 선택하는 것.

 

처음엔 단순한 기능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이 구간 선택이 결과물의 성패를 좌우했다.
나는 허스키한 남성 보컬이 매력적인 곡을 선택했고, 일절과 후렴 일부를 따서 페르소나로 저장했다.
이제 그 목소리를 기반으로 완전히 다른 장르의 곡을 만들었다. 인디팝.

 

결과는 놀라웠다.
배경은 밝고 경쾌한 인디팝인데, 목소리는 그대로 허스키하고 깊은 울림을 가진 보컬이었다. 이전 버전처럼 원곡의 감성이 섞이지 않았고, 오직 목소리만 깔끔하게 남았다.

 

이걸 본 순간, ‘이제 진짜 앨범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번부터 10번 트랙까지 같은 가수가 부른 듯한 일관된 음색으로, 장르만 바꿔가며 곡을 구성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앞으로의 변화가 더 흥미롭다

수노 측에서는 앞으로 사용자의 실제 목소리를 녹음해서 AI 모델로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만약 그게 현실화된다면, 우리는 자신만의 AI 보컬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음악 제작의 진입 장벽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다만 이번 약관 변경은 우리에게 중요한 신호를 준다.
AI가 만든 창작물의 소유권 문제는 앞으로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다.
음악, 그림, 글 — 어느 영역이든 AI가 관여하는 순간 ‘이건 누구의 창작물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나는 여전히 수노를 쓰고 있다. 기능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이건 내 음악이야”라고 말하긴 망설여진다.
그 미묘한 거리감이, 어쩌면 AI 시대의 새로운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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