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무료로 3D 캐릭터와 영상까지 만들었다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무료로 캐릭터를 만들고 그걸 움직이는 영상까지 만든다?’ 듣기엔 멋졌지만, 실제로 해보면 분명 어딘가 불편하거나 제약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실제로 해본 결과, 생각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았다.

 

부천 집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앉아 노트북을 켰다. 구글의 Gemini에 접속해 ‘나노바나 2(Nano Banana 2)’ 모드를 활성화했다. 이름만 들어도 장난스러운데, 막상 써보면 기능이 장난이 아니었다. 일단 내가 만든 2D 캐릭터 이미지를 불러온다. 그리고 ‘3D 아트토이 스타일로 재구성해 달라’고 입력했다. 몇 초 뒤 화면에 뜬 결과물은 놀라웠다. 내가 그려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 있었다. 손끝 질감, 광택, 그림자까지 완벽했다.

 

내 캐릭터가 진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넣을 차례였다. 여기서 그록(Grok)이 등장한다. 그록에서 제공하는 영상 생성 기능인데, 이미지 한 장만 올려도 8초짜리 짧은 영상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이 자동 기능을 꺼두었다. 단순히 ‘움직인다’보다 ‘어떻게 움직인다’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설정 창에서 ‘자동 비디오 생성’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대신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스노보드를 타며 카메라가 정면으로 따라오는 구도.”
몇 초 뒤 영상이 렌더링되었다. 눈 덮인 산을 가로지르는 내 캐릭터의 실루엣이 등장했다.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짧은 영상이 아쉬워서 프레임 복사 기능으로 장면을 이어 붙였다. 첫 번째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복사해 다음 시퀀스의 시작점으로 붙였다. 그렇게 두세 번 반복하니, 20초가 넘는 완성형 영상이 탄생했다. 무료로 이런 결과물을 얻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캐릭터가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 이모티콘 세트 완성

영상이 끝나자마자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캐릭터로 이모티콘을 만들면 어떨까?’
다시 Gemini로 돌아가서 나노바나 모드를 켜고 프롬프트를 수정했다.
“같은 캐릭터로, 12가지 감정 표현을 담은 이모티콘 세트를 만들어줘.”
한글보다 영어로 프롬프트를 작성했을 때 결과물이 훨씬 깔끔하게 나왔다. ‘Sorry’, ‘Hug’, ‘What?’, ‘Okay!’ 같은 짧은 감정어를 조합하니 자연스러운 표정이 완성됐다.

 

완성된 이미지를 다시 Grok으로 옮겼다.
놀랍게도 별도의 명령 없이 이미지 한 장씩 업로드하자, 각각 짧은 움직임을 가진 영상 이모티콘이 자동으로 만들어졌다. 표정이 바뀌고, 눈이 깜빡이고, 손이 흔들렸다. 내가 직접 만든 캐릭터가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이 12종 세트를 모아서 테스트 삼아 카카오톡에 등록해 봤다. 공식 심사 절차는 필요했지만, 결과물을 보니 충분히 상품화 가능성이 있었다.

 

작은 세상 하나를 직접 연출하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건 미니어처 브랜드 영상이었다. 이번엔 ‘애플 스토어’ 콘셉트로 정했다.
Gemini에 이렇게 입력했다.
“따뜻한 낮 조명의 미니어처 애플 스토어. 안에는 아이폰을 만지는 사람들, 밖에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오가는 도시 풍경.”

렌더링 결과를 처음 봤을 때, 마치 장난감 도시를 항공 촬영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 이미지를 다시 Grok에 업로드하고, 프롬프트에 ‘타임랩스 스타일 영상으로 만들어줘’라고 입력했다.
결과는 한마디로 놀라웠다. 느리게 움직이는 구름, 빛의 방향이 바뀌며 반짝이는 쇼윈도, 미세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그림자까지. 짧은 영상이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이 장면은 실제 브랜드 광고로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음악만 얹으면 완성형 홍보 영상이 될 수준이었다.

 

상상한 것을 직접 눈앞에서 본다는 감각

Gemini와 Grok의 조합은 단순히 ‘AI로 영상 만드는 법’을 넘어선다.
직접 만든 세계를 스스로 바라보는 경험, 그게 더 강렬했다.
손끝으로 그린 캐릭터가 스스로 걸어가고, 표정을 짓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
그걸 보는 동안 이상하게 뭉클했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확실히 흐름은 바뀌고 있다.
이제는 거창한 장비나 전문 툴이 없어도,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구현할 수 있다.
AI는 점점 사람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음엔 이 기술을 활용해 짧은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어쩌면 ‘상상 속 장면’을 현실보다 먼저 완성하게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게 조금 두렵기도 하고, 동시에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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