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의 첫 달리기, 테슬라가 노린 건 단순한 속도가 아니다
처음엔 단순한 시연 영상인 줄 알았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드디어 ‘뛰는 동작’을 구현했다.
그동안은 걷거나 춤을 추는 모습까지만 공개됐는데, 이번 영상에서는 두 발이 동시에 공중에 뜨는 순간이 포착됐다.
로봇이 ‘달리기’로 넘어간 건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밸런스, 토크 제어, 피지컬 AI 전체의 진화와 연결된다.
이전까지는 발바닥이 지면에 닿은 상태에서 움직이는 ‘워킹 모드’였다면,
이번엔 발이 완전히 떠 있는 순간이 있다. 인간의 달리기처럼 중력과 충격을 흡수하며 균형을 잡는 구조다.
테슬라가 이걸 영상으로 공개했다는 건, 내부 제어 알고리즘이 꽤 안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허리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한 장면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허리와 상체의 움직임이었다.
단순히 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중심을 앞쪽으로 미세하게 기울이면서 추진력을 만든다.
이건 전형적인 인간형 달리기의 구조다.
허리가 굽혀지고 다시 펴지는 타이밍이 맞아야 발이 뜬 상태에서도 균형이 유지된다.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로봇은 바로 중심을 잃는다.
즉, 옵티머스가 ‘뛰었다’는 사실은 곧 테슬라의 피지컬 AI가 실제로 학습을 통해 움직임을 조정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유니트리와의 비교에서 드러난 차이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H1 모델은 이미 전력 질주를 시연한 바 있다.
하지만 영상에서 보면 유니트리의 허리와 상체는 꽤 경직돼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그보다는 훨씬 인간에 가까운 상체 움직임을 보여준다.
둘 다 속도만 놓고 보면 유니트리가 빠르지만,
움직임의 유연성, 특히 ‘사람처럼 보이는 동작’에서는 테슬라 쪽이 앞선다.
로봇의 목적이 단순히 이동이 아니라 인간 공간 안에서의 협업이라면,
속도보다 중요한 건 결국 ‘자연스러움’이다. 테슬라가 그 방향을 택한 이유다.
손의 진화도 조용히 진행 중이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다리뿐 아니라 손 동작도 개선됐다.
영상 말미에 등장한 옵티머스의 손은 이전보다 훨씬 유연했다.
장갑을 낀 채 손가락이 세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단순한 모션 캡처가 아니라 실제 관절 제어 수준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테슬라가 손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장기적으로 옵티머스는 단순 이동형 로봇이 아니라,
조립·운반·제조 같은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생산형 로봇’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 일정, 그리고 머스크의 발언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쯤 옵티머스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그동안 말해왔던 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중국 협력사들의 밸류체인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12월 7일부터 시작되는 공장 감사가 끝나면 본격적인 부품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목표 시점은 2026년.
이 시기에 맞춰 여러 로봇 기업이 생산체계를 갖추려 하고 있다.
테슬라도 옵티머스 양산 모델의 SOP(양산개시)를 이 일정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가 옵티머스를 만든다”는 비전
머스크는 “10억 대 수준의 로봇 시대가 오려면, 결국 옵티머스가 옵티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간이 아닌 로봇이 생산라인에서 다른 로봇을 조립하는 구조.
이건 단순한 공상처럼 들리지만, 테슬라가 추구하는 자동화 비전의 핵심이다.
만약 이 단계까지 가면 인간의 역할은 설계와 관리, 창의적 판단으로 이동하게 된다.
머스크가 “인간을 위해 옵티머스가 존재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의 방향은 결국 ‘사람처럼 보이는 움직임’
달리기 영상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장면 안에 테슬라가 지난 1년 동안 집중해 온 물리 기반 AI의 결과가 담겨 있다.
로봇이 단순히 걷는 수준을 넘어서 ‘자연스러운 리듬’을 구현하는 건,
그 자체로 인간형 로봇 기술의 문턱을 넘는 일이다.
아직 전력 질주나 복잡한 지형 이동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테슬라가 로봇의 ‘몸’을 완성해 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이제는 진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