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애플의 전쟁, AI보다 위성이 더 무서워진 이유
처음엔 그냥 해프닝인 줄 알았다
처음엔 단순한 해프닝처럼 들렸다. 머스크가 팀쿡에게 전화를 걸어 “70시간 안에 50억 달러를 입금하라”고 통보했다는 이야기. 스타링크 기술을 아이폰에 도입할 기회를 주겠다는 말은 얼핏 협상처럼 보였지만, 사실상 ‘통신의 주도권’을 건 선언이었다.
팀쿡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 애플은 여전히 ‘지구상의 독립적인 기술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지상 기지국에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의 주도권이 위성망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애플은 왜 이렇게 느려졌을까
AI 시대가 열리면서, 애플의 행보는 이전보다 한 박자씩 늦다. 채팅형 AI가 등장한 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빠르게 대응했지만, 애플은 내부 정비에만 시간을 썼다. 핵심 인재들이 경쟁사로 이동했고, 논문이나 연구 공유도 거의 없었다.
문제는 폐쇄적인 문화다. AI는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진화하는데, 애플은 여전히 ‘완벽하게 다듬어진 결과물’만 내놓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모델이 발전하기 어렵다. 결국, 돈으로 회사를 인수해도 근본적인 기술력이 쌓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애플이 노리는 건 ‘시멘틱 AI’
최근 애플이 집중하는 분야는 ‘시멘틱 AI’다. 이름이 낯설지만, 쉽게 말해 AI가 문장의 의미와 의도를 이해하는 기술이다. “배고픈데 춥다”라는 말을 듣고, 단순히 식당을 검색하는 게 아니라 “따뜻한 음식을 원하겠구나”를 파악하는 AI.
이 기술을 ‘온 디바이스 AI’와 결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아이폰 자체에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애플이 꿈꾸는 건 바로 이 구조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끊김 없는 통신이 필수다.
결국 위성이 답이 되었다
시멘틱 AI는 데이터가 0.1초만 끊겨도 맥락을 잃는다. 그래서 애플은 위성통신에 눈을 돌렸다. 지상망보다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하고, 글로벌 서비스에도 제약이 적다. 머스크가 이 지점을 정확히 찔렀다. 스타링크가 아니면 애플의 ‘온 디바이스 AI’는 완벽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애플은 머스크의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자체 위성 파트너인 ‘글로벌스타’에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여기에 소형 로켓 발사 기업 ‘로켓랩’과 협력하며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우주로 향한 애플의 첫 걸음이었다.
지상에서 하늘로, 전선이 바뀌고 있다
이 전쟁은 단순한 통신 기술의 싸움이 아니다.
머스크는 이미 위성 6,000기를 띄워 스타링크 생태계를 구축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하늘과 연결되는 ‘개인형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통신사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자체 통신망을 갖게 되는 시대가 오면, 지금의 산업 구조는 완전히 뒤집힌다.
이 변화의 끝에는 ‘AI 주도권’이 있다. 애플이 AI에서 뒤처진 대신, 인프라를 장악하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관문을 쥐면, 결국 AI의 방향도 다시 잡을 수 있다.
머스크는 “인류의 미래는 다행성 문명이 되거나, 한 행성에 갇혀 멸종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은 과장처럼 들리지만, 지금의 통신 전쟁에선 현실적인 경고로 들린다.
AI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연결이 끊기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애플은 지금 그 끊김을 메우려는 중이다. 머스크는 이미 그 위를 날고 있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AI 시대의 승자는 데이터를 얼마나 똑똑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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