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이랑 아이패드까지 연결되는 샤오미 17 프로의 전략

처음엔 그냥 또 하나의 중국폰인 줄 알았다

샤오미 17 프로를 처음 봤을 때,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이번에도 또 아이폰 따라 한 거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런데 막상 며칠 써보니 그 단순한 모방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디자인이야 여전히 아이폰을 닮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방향이 조금 다르다.

후면에는 ‘매직 백 스크린’이라고 부르는 작은 OLED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이게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계나 알림·전화 수신 표시까지 가능한 서브 화면이다. 사진 찍을 때도 유용했다. 후면 카메라를 쓰면서도 이 보조 화면으로 구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셀카 품질이 확실히 달라졌다. 이 부분은 확실히 ‘따라 한 게 아니라, 달리 간다’는 느낌이었다.

 

아이폰·아이패드·맥북을 한 화면에 묶는 기묘한 경험

가장 놀랐던 건 ‘연동’이었다. 샤오미가 만든 인터커넥티비티 앱을 맥북에 깔고 화면 공유를 켜자, 샤오미폰 화면이 바로 맥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그냥 미러링이 아니라, 클릭까지 된다. 클립보드나 파일 이동도 가능해서, 마치 맥과 아이폰을 오가듯 자연스럽게 오갔다.

아이패드에도 이 앱을 깔면, 아이패드 안에서도 샤오미폰을 제어할 수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같은 애플 기기임에도 서로 화면 연동이 안 되는데 샤오미가 그걸 먼저 해낸 셈이다.

가장 신기했던 순간은 이거였다. 맥북 터치 ID로 샤오미폰의 잠금이 풀릴 때. 지문을 인식하자 잠금이 풀리면서 ‘이건 진짜 애플 생태계 속에 들어와 버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샤오미는 애플에 이렇게 집착할까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긴다. “왜 샤오미는 굳이 애플과 호환되게 만들까?”

삼성은 애플과 대적하기 위해 자기 성을 지었다. 갤럭시 기기끼리 연결되는 전용 생태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으로 완성된 윈도우 연동성까지. 그들은 ‘요새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정반대다. 자기 성을 쌓는 대신, 애플 성벽과 애플 성벽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샤오미의 본질은 ‘만물상’이다. 스마트폰에서 노트북, 공기청정기, 전동칫솔까지 다 만든다. 그만큼 하드웨어 수익률이 낮다. 그래서 ‘생태계’보다는 ‘접근성’을 팔아야 한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에게도, 굳이 새로 배울 게 없는 환경을 보여주는 게 그들의 방식이다. 결국 “아이폰 쓰던 사람이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가 샤오미가 노리는 포지션이다.

 

성능까지 아이폰급으로 맞춘 이유

그런 전략이 먹히려면,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 샤오미 17 프로에는 스냅드래곤 8 Gen 4 칩셋이 들어 있다. 벤치마크로 보면 아이폰 17 프로 맥스랑 거의 맞먹는다. 발열이 좀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체감 속도는 확실히 빠르다.

배터리도 6,300mAh로 넉넉하고, 100W 고속 충전이 기본이다. 완충까지 40분이 채 안 걸렸다. 아이폰보다 두껍긴 해도, 하루 종일 써도 배터리 걱정이 덜하다. 이런 기본기 위에서야 비로소 ‘연동’이라는 실험이 의미를 가진다.

 

결국 샤오미가 그린 그림은

결국 샤오미의 전략은 ‘애플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안드로이드’다. 애플은 벽을 높이고, 삼성은 그 옆에 새 성을 쌓았다면 샤오미는 그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에어팟 연동은 다소 제한적이고, 맥에서 일부 기능은 불안정하다. 하지만 방향은 뚜렷하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그 다리 위에 한 번쯤 서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돌아보면 이게 전부다. 샤오미는 결국 “애플 유저도 쓰고 싶은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성공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이번 17 프로에서는 그 다리의 초입 정도는 꽤 단단히 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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