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디자인 전쟁, 어도비의 반격과 캔바의 기습을 직접 써보고 느낀 차이
처음엔 단순한 업데이트일 줄 알았다
올해 Adobe MAX 2025를 보고 솔직히 좀 놀랐다.
‘이제 어도비도 진짜 AI에 본격적으로 올라탔구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의 3D 턴테이블 기능은 단순한 시각적 장난이 아니라, 벡터 기반 디자인의 새로운 접근 같았다. 1년 전 티저로만 보였던 기능이 드디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리고 포토샵의 하모나이즈 기능.
여러 레이어의 색감과 조명을 한 번에 맞춰주는 기능인데, 실제로 써보면 ‘이래서야 톤 보정이 이렇게 쉬워도 되나’ 싶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나노바나(生成 AI) 쪽은 여전히 전체 수정엔 강하지만 세부 수정은 버그가 많았다. 그래서 요즘은 “전체는 나노바나, 디테일은 파이어플라이” 식으로 병행해서 쓰는 편이다.
어도비의 AI 어시스턴트도 흥미롭다. 포토샵 웹 버전에서 대화하듯 지시할 수 있는데, 정작 그 웹 버전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했다. 아직은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캔바는 기다리지 않았다
문제는 어도비가 맥스 행사를 열던 그 주.
캔바가 기습 발표를 터뜨렸다.
메시지는 한 줄이었다.
“이제 어도비에서 하던 거, 우리도 다 됩니다.”
그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어피니티(Affinity) 전 제품군 무료화 선언이었다.
캔바가 지난해 약 3억8,000만 달러로 인수했던 전문 디자인 툴을 완전히 ‘공짜’로 풀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영원히’.
한마디로 “어도비, 학생용 시장은 이제 우리가 맡을게요” 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폼, 이메일, 비디오 2.0까지 내놓으면서 이제는 단순한 디자인 툴이 아니라 마케팅 OS로 진화하고 있었다.
캔바 안에서 광고 기획, 제작, 성과 리포트까지 한 번에 되는 구조.
이쯤 되면 ‘디자인 툴’이라기보다 하나의 비즈니스 생태계다.
어도비의 과거 전략을, 이제는 캔바가 쓰고 있다
이 흐름이 낯설지 않았다.
10년 전쯤 어도비가 썼던 전략이 정확히 이거였다.
학생 시절 불법 복제 프로그램을 쓰며 배운 세대가, 나중에 회사에서 정품을 구매하며 산업 표준으로 굳혀버린 방식.
지금은 그 전략이 ‘합법 무료화’로 다시 돌아왔다.
캔바는 어피니티를 공짜로 풀었고, 다빈치 리졸브나 피그마 스타터도 무료로 확장됐다.
10년 뒤면 이런 풍경이 생길지도 모른다.
“포토샵 파일이요? 어… 저희는 어피니티에서 작업했는데요.”
세대교체는 이미 시작됐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캔바를 쓴다는 이야기가 흔하고, 대학생들도 과제나 포트폴리오를 캔바로 만든다.
이들이 사회로 나가면, 자연스레 어도비보다 캔바가 익숙할 수밖에 없다.
직접 써본 기준으로 정리해보면
결국 선택은 ‘누구냐’에 따라 갈린다.
전문 디자인 업계에 종사한다면 아직은 어도비다.
인쇄소, 방송국, 출판사 대부분이 여전히 포토샵·일러스트 기반이다.
새 툴로 옮기기엔 워크플로가 너무 깊다.
게다가 애프터이펙트의 대체재는 아직 없다.
반대로, 마케터나 1인 크리에이터라면 캔바가 훨씬 현실적이다.
하나의 툴 안에서 브랜드 키트, 웹디자인, 이메일, 광고 제작이 전부 된다.
가격도 연 9만9,000원~12만9,000원 수준이니 구독 부담도 덜하다.
클라이언트에게 시안을 보낼 때 “링크 하나로 확인 가능”한 구조도 진짜 편하다.
입문자나 학생이라면 조금 고민이 필요하다.
전문 디자이너로 가고 싶다면 어도비,
빠른 결과물을 만들며 크리에이티브 실험을 하고 싶다면 캔바+어피니티 조합이 효율적이다.
어피니티로 정밀작업을 하고, 캔바에서 배포와 공유를 동시에 처리하는 식이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누가 이기느냐보다, 우리 입장에서 얼마나 편해졌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전엔 비싼 프로그램을 써야만 ‘전문가’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인스타 앱 하나로도 훌륭한 결과물을 만드는 시대다.
어도비와 캔바의 경쟁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그리고 그 선택이 결국 시장을 바꾼다.
돌아보면, 싸움의 승자는 언제나 유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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