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10 후기: 왜 삼성 버리고도 기대에 못 미쳤을까

시작하며

픽셀10이 TSMC로 옮겼다는데, 과연 성능이 달라졌을까? ‘이젠 다를 거야’란 기대감으로 100만원 넘게 주고 픽셀10을 사봤다. 그런데… 벤치마크 결과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1. 픽셀10,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부터 살펴보자

픽셀 시리즈가 드디어 10세대를 맞았다. 삼성 파운드리에서 TSMC로 칩셋을 옮겼고, 디자인이나 마감도 소폭 개선됐다. 실제 박스를 개봉해 보니 전작들보다 완성도가 조금 올라간 느낌이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일부 스펙일 뿐,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은 여전히 ‘픽셀답다’는 게 내 첫인상이었다.

 

2. 어떤 구성품이 들어 있었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항목 구성 내용
본체 픽셀 10 기본 모델
케이블 USB-C to C
설명서 간단 설명서 1부
기타 별도 충전 어댑터 없음

처음엔 '친환경 포장'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려 했지만, 뜯는 과정이 너무 불편했고 박스 내부 마감도 썩 매끄럽지 않았다. 이쯤 되면 '포장까지도 합리화'해야 한다는 게 참 웃픈 현실이다.

 

3. 카메라는 괜찮았나? 사진 기능에서 느낀 점

카메라 구성은 이렇다:

  • 광각: 48MP, F1.7, 1/2.0" 센서
  • 망원: 10.8MP, 5배줌, F3.1, 1/3.2"
  • 초광각: 13MP, 120도, F2.2
  • 전면: 10.5MP, AF 포함

찍어본 결과, 광각은 확실히 잘 나왔다. 하지만 초광각이 전작보다 다운그레이드된 느낌이 들었고, 망원도 센서 크기 대비 아쉬운 퀄리티였다.

내가 좋았던 건 ‘그룹 사진 합성 기능’이다. 사진 찍는 사람 없이도 단체사진을 자연스럽게 합성해주는 건 꽤 실용적이었다.

 

4. 성능은 기대 이하… 벤치마크 점수로 비교해보자

Tensor G5 칩셋, 정말 좋아졌을까? 결론은 ‘아니다’였다.

비교 항목 픽셀 10 (G5) 갤럭시 S25 (Snapdragon 8 Gen3) 아이폰16 (A18)
싱글코어 1,537점 2,337점 2,867점
멀티코어 3,517점 6,593점 5,301점
GPU(OpenCL) 약 3,100점 21,000점 이상 비교 불가 (Metal)

심지어 엑시노스 2400에도 밀렸다. TSMC로 이전했음에도 이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며, 이제는 파운드리가 문제가 아니라 설계 자체가 문제라는 결론이 나왔다.

벤치마크를 돌리기 전까진 '무겁지만 괜찮다'고 합리화했는데, 점수를 보는 순간 좌절감이 몰려왔다.

 

5. 발열과 배터리는 어떤가? 실제로 써보니

픽셀10의 발열은 심하진 않지만, 사용하다 보면 결국 45도 부근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그런지 풀 쓰로틀링(성능 저하)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배터리 설정에서 마음에 들었던 기능:

  • 80% 충전 제한 기능
  • 잠자기 전까지 천천히 충전 (수명 보호용)

이건 분명히 장점이었다. 실제로 밤새 충전해도 발열이 적었다.

하지만 적응형 화면 주사율 기능이 빠진 건 큰 아쉬움이었다. 120Hz로 고정해두면 배터리 소모가 더 빠르기 때문.

 

6. 한국에서 쓸 수 있을까? VoLTE 문제와 통신 호환성

픽셀10 일본판을 구매했지만, 한국 유플러스 SIM을 꽂자마자 5G는 떴다. 하지만 문제는 VoLTE가 기본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루팅 없이 패치 도구를 이용하면 가능하긴 하다.

  • 문자 송수신 가능
  • 전화 통화 가능 (5G 상태 유지)

하지만 통화 도중 끊김 현상이나 불안정한 연결 상태는 여전했다. 솔직히 말해, 국내에서 메인폰으로 쓰긴 아직 무리다.

 

7. AI 기능은 어떨까? 뭔가 기대했는데…

픽셀10의 ‘생성형 AI 기능’은 예상보다 아직 실사용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신기하지만 민망했던 기능들:

  • AI 배경음악 삽입 (ex. 애국가 댄스 비트…)
  • AI 통화 번역 (한국어 미지원)
  • 카메라 코치: 사진 구도 조언

그중에서 카메라 코치는 꽤 유용했다. 예: “카메라를 더 낮추면 더 웅장해 보입니다” 같은 실시간 조언은 사진에 서툰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 텍스트 변환 기능에 한국어 미지원
  • 통화 번역도 영어 등 일부 언어만 가능

2025년에 한국어 지원 안 되는 AI 기능이라니, 실망이 컸다.

 

8. 자석 충전은 괜찮았나? 액세서리 호환성은 굿

qi2 MPP, 즉 맥세이프 호환 방식의 자석 충전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카메라가 가로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석 충전 배터리나 거치대와의 간섭이 거의 없었다.

이건 갤럭시보다도 더 편리한 점이었다. 실제로 차량용 거치대에서 안정감 있게 부착되는 걸 확인했다.

 

9. 픽셀10이 부족하다고 느낀 결정적 이유들

사서 후회한 이유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기대 이하의 칩셋 성능
  • VoLTE, 통화 녹음, AI 언어 지원 등 기능 미완성
  • 미국 외 지역 사용자에겐 불편한 지역 특화 정책
  • LTPO 미지원으로 인한 전력 낭비

구글이 10년째 픽셀을 내놓고도 여전히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걸 보면, 이제는 정말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며

픽셀10은 구글이 만든 폰이자, TSMC 3나노 칩셋을 처음 쓴 픽셀이지만, 결국 기본기도 부족하고 성능도 아쉬웠다.

‘삼성이 문제였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해졌다. 이제는 구글의 문제다. 설계 자체가 아직 한참 멀었다.

갤럭시나 아이폰을 선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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