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대 LG 시스템 아이어닝, 세탁소 대신 써볼 만했나
시작하며
요즘 세탁기, 건조기, 의류 관리 가전까지 집에 들여놓고 나면 옷 관리가 꽤 편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림질만큼은 여전히 번거로운 일로 남는다. 나도 그랬다. 셔츠는 괜찮은데, 바지 칼주름이나 블라우스는 결국 세탁소로 향했다.
그러다 200만원 후반대 가격의 LG 시스템 아이어닝을 두 달 정도 써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게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 아니면 취미에 가까운 사치인가? 그 질문에 답해보려 한다.
1. 다림질이 힘들었던 이유는 내 실력 때문일까
처음에는 내가 서툴러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장비를 바꾸고 나서 알게 됐다. 다림질도 결국 구조와 환경의 문제였다는 것을.
(1) 이동과 세팅이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일반 다리미와 다리미판 조합은 매번 꺼내고, 펼치고, 높이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게 귀찮아서 주말로 미루게 된다.
LG 시스템 아이어닝은 본체에 바퀴가 달려 있고,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고정된다. 전동 높낮이 조절까지 되니 허리 부담이 덜하다. 40대 중반이 되니 이런 차이가 체감이 크다. 괜히 허리 삐끗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올라간다.
(2) 옷이 밀리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다림질할 때 옷이 보드 위에서 밀리면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다리미를 움직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주름이 또 생긴다.
이 제품은 석션(흡입) 기능과 블로잉(공기 분사) 기능이 있다. 이게 생각보다 결정적이다.
💡 내가 써보면서 체감한 차이
- 석션: 옷이 보드에 붙어서 고정된다. 힘을 덜 써도 된다.
- 블로잉: 옷이 살짝 떠서 섬세한 소재를 다루기 편하다.
- 코스 자동 설정: 소재에 맞춰 온도와 스팀이 자동 조정된다.
- 수납 일체형: 스티머, 다리미를 한 번에 보관할 수 있다.
결국 장비가 안정적이면 손이 덜 간다. 손이 덜 가면 귀찮음이 줄어든다.
2. 실제로 많이 쓰는 옷 4가지로 나눠봤다
다림질은 결국 “내가 자주 입는 옷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핵심이다. 그래서 면 셔츠, 정장 바지, 블라우스, 외투 스팀 네 가지로 나눠봤다.
(1) 면 셔츠를 다릴 때 느낀 점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셔츠는 그나마 집에서도 가능하니까.
① 셔츠가 보드에 착 붙어 있을 때
- 자동으로 약 170도 설정이 되고 흡입이 켜진다.
- 옷을 잡고 버틸 필요가 없다.
- 어깨선과 소매 연결 부위가 훨씬 수월하다.
② 너무 각 잡힌 주름이 싫을 때
- 블로잉으로 전환하면 옷이 살짝 뜬다.
- 스팀으로 문지르듯 펴면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된다.
- 번들거림이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 셔츠 한 장에 걸리는 시간이 줄었다. 예전에는 10분 이상 걸렸다면, 지금은 그보다 짧다. 속도보다는 스트레스 감소가 더 크게 느껴진다.
(2) 바지 칼주름을 잡을 때 달라진 점
회사 다닐 때 바지 주름 때문에 꽤 애먹었다. 선이 어긋나면 하루 종일 신경 쓰인다.
① 라인을 맞추기 쉬워졌다
- 180도로 올라가면서 스팀이 강해진다.
- 석션 덕분에 처음 접어놓은 위치가 고정된다.
- 주름선이 흔들리지 않는다.
② 마무리에서 차이가 난다
- 끝부분을 눌러도 밀리지 않는다.
- 다림질 후 선이 선명하게 유지된다.
이 부분은 세탁소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다만 손에 익기까지는 몇 번 연습이 필요하다.
(3) 블라우스는 오히려 더 쉬워졌다
나는 블라우스 때문에 세탁소를 이용했다. 소재가 가볍고 봉제선 자국이 잘 남기 때문이다.
① 가벼운 소재를 다룰 때
- 약 150도 설정으로 내려간다.
- 블로잉 기능이 기본으로 켜진다.
- 옷이 떠 있어서 눌림 자국이 거의 없다.
② 주름 패턴이 있는 옷일 때
- 공기 위에서 스팀으로 펴는 느낌이라 부담이 적다.
- 광택이 생기지 않는다.
의외로 가장 만족도가 높은 부분이었다. 예전에는 ‘이건 맡겨야지’ 했던 옷을 집에서 처리하게 됐다.
(4) 외출 전후 스티머는 생각보다 자주 쓴다
이건 생활 밀착형 기능이다.
① 외출 후 코트 관리
- 옷걸이에 걸고 스팀만 쏴준다.
- 겨울 외투의 팔 주름이 완화된다.
- 냄새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② 한 번 입은 셔츠나 블라우스
- 바로 세탁하지 않아도 잔주름 정리가 가능하다.
- 다음 날 다시 입기 수월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택과 유연 근무가 늘면서 가정 내 가사 시간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런 흐름에서 옷 관리도 “짧고 자주” 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스티머 기능은 이런 생활 패턴에 잘 맞는다.
3. 그래서 이걸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가격은 200만원 후반대다. 솔직히 가볍게 결정할 수준은 아니다.
(1) 이런 사람이라면 굳이 필요 없다고 본다
① 로라스타 같은 고급 다림질 시스템을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 다림질 빈도가 낮다.
- 셔츠 몇 장은 세탁소가 더 편하다.
- 가격 대비 체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② 다림질이 오롯이 노동으로 느껴진다면
- 장비가 좋아도 귀찮음은 남는다.
- 공간을 차지하는 가전이 부담이 될 수 있다.
(2) 이런 사람이라면 고민해볼 만하다
① 셔츠, 정장, 블라우스를 자주 입는 직군
- 세탁소 비용이 누적된다.
- 집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원한다.
② 다림질을 정리 시간처럼 여기는 사람
- 반복 작업이 오히려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된다.
- 결과물이 눈에 보이면 만족감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림질이 일종의 정리 루틴이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하면서 번역 작업을 오래 했는데, 단순 반복 작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다림질도 비슷하다. 이런 성향이라면 장비에 투자하는 게 이해가 간다.
마치며
LG 시스템 아이어닝은 분명 편리하다. 세탁소 방문 횟수는 줄었고, 집에서 해결하는 범위가 넓어졌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다림질을 없애고 싶은가, 아니면 더 잘하고 싶은가?”
없애고 싶다면 세탁소가 답이다.
잘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과정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면 이런 장비도 선택지에 들어간다.
가격이 조금 더 내려가면 접근성이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있다. 다만, 두 달 써본 지금 기준에서는 “쓸 사람은 확실히 쓸 물건”이라는 결론이다.
집에서 옷을 관리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내 생활 패턴과 옷장 구성을 한 번 돌아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 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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