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피더스 2나노 양산 도전, TSMC·삼성과 정면승부?
시작하며
일본의 라피더스가 2027년을 목표로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선언했다. 트랜지스터 밀도는 TSMC와 동급, 인텔보다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기술력뿐 아니라 생태계, 양산 경험, 수율이라는 변수도 있다. 과연 라피더스는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까?
1. 라피더스는 어떤 회사인가?
일본의 반도체 부활을 꿈꾸는 국가 주도형 합작기업이다.
라피더스는 2022년 일본 정부와 소니, 덴소, 소프트뱅크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 기업이다. IBM과 협력해 2나노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본 북부에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목표는 명확하다. TSMC와 대등한 2나노 파운드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2. 밀도에서 인텔을 제친다는 라피더스의 2나노 기술
TSMC와 같은 수준의 트랜지스터 밀도를 제시했다.
라피더스는 IBM과 공동 개발 중인 2나노 공정(EHP)에서 237 MTr/mm²의 밀도를 목표로 한다. 이는 TSMC의 2나노 공정 N2와 동일한 수치로, 인텔 18A의 약 180 MTr/mm²보다 30% 이상 높은 값이다.
📑 주요 기업별 2나노급 공정 트랜지스터 밀도 비교
기업 | 공정 노드 | 밀도 (MTr/mm²) |
---|---|---|
TSMC | N2 | 236~237 |
라피더스 | EHP | 237 (목표) |
인텔 | 18A | 180 내외 |
삼성 | SF2 | 미공개 (추정 200 안팎) |
높은 밀도는 이론상 성능·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양산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으며, EDA 툴, IP 라이브러리 등 생태계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다.
3. 인텔은 왜 뒤처지고 있는 걸까?
기술은 있지만, 상용화 일정에서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인텔은 ‘18A’ 공정을 통해 후면 전력 공급(BSPD) 기술까지 도입했지만, 여전히 실제 양산은 2025~2026년 이후로 밀린 상태다.
특히 18A는 공정 구조가 복잡하고, 생산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고객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 BSPD 기술 도입: 전력 효율 향상은 장점이나, 웨이퍼 구조 복잡성으로 양산 난도는 상승
- 3나노급 밀도에서도 열세: 인텔의 3나노는 140 MTr/mm²로, 삼성보다도 낮은 수치
나 역시 작년에 인텔 기반 노트북을 사용하다 발열과 성능 편차로 곤란했던 기억이 있다. 기술 자체보다는 완성도와 일정 관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4. 라피더스의 최대 약점은 양산 경험 부족
2나노 기술을 갖추더라도, 생산 능력에서 TSMC와 삼성에 크게 뒤진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월 2만5,000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TSMC 한 개 라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수율 문제, 장비 세팅, 고객사 확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 양산 경험 부족: 한 번도 양산을 해 본 적 없는 기업이 초미세 공정에 도전 중
- 공정 설계 키트(PDK): 고객사가 제품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PDK 배포도 이제 막 준비 중
- 에코시스템: IP 라이브러리, 테스트 설계 툴, 설계 파트너사 확보 모두 초기 단계
결국 라피더스는 TSMC나 삼성과 '대등한 경쟁자'라기보다는, 초미세 공정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는 ‘대안형’ 기업에 가깝다.
5. 진짜 승부는 '수율'과 '공급 안정성'이다
기술 성능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다.
TSMC는 3나노에서도 초기 수율이 높지 않았지만 빠르게 안정화시켜냈고, 고객사 신뢰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은 3나노 GAA 도입 당시 낮은 수율 문제로 한동안 고전했다.
하지만 2나노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삼성은 이미 엑시노스 2600 벤치마크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였고, 패키징 기술까지 개선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라피더스도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실제 생산성과 연결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마치며
2나노 시대의 주도권은 단순히 ‘누가 더 좋은 기술을 가졌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수율, 양산 일정, 고객사 생태계, 지정학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라피더스는 일본의 국가적 역량을 등에 업고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최소 3년 이상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 인텔은 기술적 완성도는 있으나 상업화 일정과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결국, 2026~2027년은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삼성의 2나노 공정이 이번에는 제대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여러 정황상, 예전과는 다르게 신중하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TSMC의 독주가 계속될지, 삼성이 반전을 이뤄낼지, 라피더스가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지. 이제는 기술보다 실행력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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