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AI는 왜 GPU를 끝없이 요구하게 되는가?
시작하며
AI가 이제는 글뿐 아니라 사진, 소리, 영상까지도 이해하고 생성하는 시대가 왔다. 이 복잡한 기술 뒤에는 '멀티모달 AI'와 이를 가능하게 만든 트랜스포머 기반의 연산 구조, 그리고 GPU의 폭증하는 수요가 있다.
1. 멀티모달 AI는 왜 특별한가?
단일 모델이 서로 다른 정보를 처리한다는 것의 의미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이미지 파일, 텍스트 파일, 오디오 파일을 완전히 다른 데이터로 취급한다. 그러나 요즘 AI는 이질적인 정보들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고, 통합적으로 이해하거나 새롭게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처음에는 '텍스트를 넣었는데 이미지가 나온다'는 개념이 이해가 안 됐다. 특히 어떤 모델은 소리를 듣고 그에 맞는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AI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를 공통된 숫자 표현(벡터)로 바꿔서 이해하기 때문이다.
2. AI가 서로 다른 정보를 이해하는 방식
텍스트·이미지·오디오, 어떻게 공통 언어로 바꾸는가
AI가 서로 다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잠재 공간(Latent Space)’이라는 개념 덕분이다. 모든 입력을 수많은 숫자(벡터)로 바꾸고, 이 숫자들 간의 관계를 학습한 결과물로 처리한다.
📑 주요 처리 방식 비교
구분 | 처리 방식 | 특징 |
---|---|---|
텍스트 | 토큰 단위 분해 → 트랜스포머 처리 | 자연어처리의 기본 |
이미지 | 패치 단위 분해 → 비전 트랜스포머(ViT) | 이미지를 단어처럼 해석 |
오디오 | 시간·주파수 분해 → 스펙트로그램 처리 | 소리를 2차원 이미지처럼 분석 |
처음 이 구조를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기발하다고 느꼈다. 내가 말한 “사과”라는 단어, 그 단어를 말하는 소리, 사과 이미지까지 서로 연관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는 것이었다.
3. 서로 다른 데이터를 연결하는 ‘어텐션’ 구조
텍스트와 이미지가 연결되는 과정, 핵심은 크로스 어텐션
트랜스포머 모델의 핵심 개념은 ‘어텐션’이다. 쉽게 말해,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가 다른 단어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를 수치화해서 처리하는 구조다.
내가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크로스 어텐션’이다. 이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추정될 때, 서로를 더 강하게 연결하는 메커니즘이다. 예를 들어 ‘모자 쓴 강아지’라는 텍스트를 주면, 강아지 이미지의 머리 부분과 모자 이미지의 벡터를 가까이 붙이게 된다.
4. 생성은 어떻게? 텍스트에서 이미지, 오디오까지
각기 다른 출력은 어떤 모델이 담당하는가
AI가 단지 입력을 이해하는 걸 넘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건, 디퓨전 모델과 보코더 같은 기술 덕분이다.
📑 생성 방식 정리
생성 대상 | 사용 기술 | 특징 |
---|---|---|
텍스트 → 텍스트 | 트랜스포머 | 자연스러운 언어 생성 |
텍스트 → 이미지 | 디퓨전 모델 | 점차 노이즈 제거로 이미지 완성 |
텍스트 → 오디오 | 보코더 | 스펙트로그램을 기반으로 음성 합성 |
내가 놀랐던 건, 이 모든 과정이 ‘잠재 공간’에서 공통된 언어로 해석된 후 다시 각각의 출력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즉, 이해와 생성 모두 동일한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5. 왜 GPU 수요는 폭증할 수밖에 없나
계산량의 차이, 그리고 품질 개선의 딜레마
텍스트만 처리할 때와 이미지, 영상까지 다룰 때의 계산량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아래와 같은 수치가 제시되었다.
- 텍스트 생성: 약 288W 소비
- 이미지 생성: 약 519W 소비
- 영상 생성: 이보다 훨씬 높은 전력 요구
AI 모델이 더 섬세한 출력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이 쪼개고’, ‘더 정교하게 조합’해야 한다. 당연히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이로 인해 GPU를 포함한 연산 장비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6. GPU만으로는 부족한가? 칩 전쟁과 자체 개발 경쟁
왜 빅테크는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을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AI 연산이 NVIDIA의 GPU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은 자체 칩(TPU, Dojo 등)을 개발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성능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테슬라의 Dojo 프로젝트도 중단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는 AI 칩 설계가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7. 앞으로의 방향: 3D, 월드 모델, 그리고 AGI
멀티모달의 진화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현재는 2D 이미지와 2D 영상이 중심이지만, 이 기술은 3D 공간 인식과 시뮬레이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월드 모델’이라고 불리는 개념은 AI가 물리 법칙과 인간 관계, 상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AI가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을 예측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수준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 다가갈수록, GPU 수요는 더 커지고, AI 기술의 방향은 ‘정밀도’를 향하게 될 것이다.
마치며
AI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오디오까지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한 발전이 아니다. 각기 다른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드는 멀티모달 구조,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GPU와 고성능 연산 장비의 진화가 핵심이었다. 앞으로 더 섬세하고 복잡한 모델이 등장할수록, 이 흐름은 더 빨라질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AI가 어떻게 오디오를 텍스트처럼 처리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구조를 파악하고 나서야 지금 AI의 발전 속도가 왜 이렇게 무서운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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